Story
온기우편함 이야기
따뜻한 말 한마디가 주는 힘을 믿어요.
2017년 2월, 대학생이었던 한 청년은 삼청동 돌담길에 분홍색 우편함을 설치했어요.
우편함 이름은 온기우편함. 우편함 옆 안내판에는 이렇게 적혀있었어요.
"익명으로 고민을 보내주시면, 손편지로 답장을 전해드려요."
2017년 02월 25일 설치된 삼청동 1호 온기우편함
청년은 소설 『나미야 잡화점의 기적』(2012) 을 읽다가 온기우편함 아이디어를 생각
해 냈어요. 소설은 '과거의 인물이 보낸 편지에 미래의 누군가가 답장을 보낸다.'는
설정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진행돼요. 청년은 이런 기적적 설정을 현실로 옮기는 것
자체가 누군가에게 위로를 전하는 동화같은 일이 될 수 있겠다고 생각했어요.
- "우리는 누구나 무뎌진 아픔을 혼자 감내하고 살아가고는 해요. 세상에 혼자 남
겨진 것 같이 외로울 때가 있고, 나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 나로 인해 아플까
봐 말을 삼키고 감내하고는 해요. 이럴 때 우리에게 필요한 건 내 이야기를 들어
주는 곳이라고 생각했어요. 내가 이렇게 힘들다고 이야기를 털어 놓았을 때, 진
심으로 그 이야기를 들어주는 곳, 얼마나 힘들었을지 공감하고 그저 당신이라서
소중하다는 따뜻한 말 한마디를 하는 곳. 세상에 온전히 나를 믿어주는 곳을 만
들고 싶었어요." - 온기우편함 대표